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♣벼룩시장♣

꽃 같은 내 어머니

꽃 같은 내 어머니

 

 

 

 

 

 

꽃 같은 내 어머니 / 고선예

 

 

백년을 울어 피는 대나무 꽃 같은 당신

 

천년이 가도 변치 않을 자애로우신 사랑.

 

유난히 화창한 봄날 아침 당신이 그립습니다.

 

 

살얼음판 밟으시느라

 

손발이 부르트고 갈라져도

 

여섯 남매 잘 되라시며

 

당신의 곱던 육신 다 내어주시고

 

등 굽어 휘청대는 발걸음에도

 

오직 한길 못난 자식들을 위한

 

하늘을 향한 발원 지극한 정성이십니다.

 

 

사각 사각 대나무소리에 잠못 이루시며

 

토닥토닥 등 두들겨 잠재우시던 날.

 

불꽃같은 당신의 일생 희나리 되어

 

스러져 가는 화롯불에 밤 지새워

 

바느질 하시며 손끝 녹이시던 세월.

 

이젠 바늘귀조차 보이지 않은 노안이십니다.

 

 

일년에 두 세차례 당신앞에

 

선보이는 귀한 자식 손자 손녀들 되어

 

마음놓고 어루만지고 안아보지 못한 시간들이

 

쓸쓸하니 자꾸만 멀어져간

 

당신의 세월 앞에 불효만 거듭됩니다.

 

 

그래도 말없이 지켜봐 주시는 내 어머니

 

당신은 지나는 낮선 바람결에도

 

자꾸만 문밖을 내다보시며

 

못난 자식 그리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.

 

 

여위어 지친 삶 툇마루에 기대시며

 

하늘끝에 걸린 낙조보다 더 붉은

 

대꽃을 피우시느라 가슴 졸이신 당신.

 

 

유난히 화창한 봄날,

 

아침 안개꽃 같은 내 어머니가 그립습니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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